계단은 올라가야 운동이지, 내려가는 게 무슨 운동이야? 이 말, 누구나 한 번쯤 들었거나 직접 했을 거다. 헬스장의 천국의 계단 머신 앞에서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올라가야 “오늘 운동 좀 했다” 싶었으니까. 그런데 2026년 4월, 이 상식을 통째로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에디스 코완대 켄 노사카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스포츠 및 건강 과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내용이다. 비만 노년층을 대상으로 12주간 실험했더니, 편안하게 계단을 내려간 그룹의 하체 근력이 34% 향상됐다. 같은 기간 땀 흘리며 계단을 오른 그룹은 15%에 그쳤다. 두 배가 넘는 차이다. 34% 대 15%. 이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 쉽게 바꿔보면, 매일 아파트 10층을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간 사람보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서 사뿐히 걸어 내려온 사람이 다리 힘이 두 배로 세졌다는 거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떠오른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건가. 왜 내려가는 게 올라가는 것보다 근력이 더 붙을까 비밀은 신장성 운동이라는 개념에 있었다. 아령을 들어 올리는 게 아니라 천천히 내리는 동작, 스쿼트에서 앉을 때 버티는 동작, 계단을 한 칸씩 밟으며 내려가는 동작. 근육이 늘어나면서 힘을 쓰는 모든 움직임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대로 계단 오르기는 근육이 짧아지면서 힘을 쓰는 단축성 운동이다. 우리가 "운동했다"고 느끼는 대부분의 동작이 이쪽이다. 그런데 노사카 교수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근육은 무언가를 들어 올릴 때보다 천천히 내리며 버틸 때 산소와 에너지를 덜 쓰면서도 실제 근육이 내는 물리적 힘은 20% 이상 더 강력하다. 에너지는 적게 먹고 힘은 더 센다. 효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일본 타니모토 교수가 직접 실험한 내용도 같은 결론이었다. 계단 내려가기는 대퇴사두근에 신장성 수축을 일으키는데, 이때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생긴다. 그리고 위성세포와 단백질이 그 손상을 복구하면서 근섬유가 더 굵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