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대사량, 이 숫자 하나를 몰라서 다이어트가 매번 실패하는 거였다
“먹는 양을 확 줄였는데 왜 안 빠지지?”
이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정말 많다.
세 끼를 두 끼로 줄이고, 밥 대신 샐러드를 먹고, 밤에는 공복을 버텼다.
처음 2주는 빠졌다.
그런데 3주차부터 몸이 멈췄다.
체중계 숫자가 안 움직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대부분 “체질이 원래 그래” 하고 포기한다.
그런데 이 반복되는 패턴을 파고 들어가 보니, 의외의 공통점이 하나 보였다. 자기 기초대사량이 얼마인지 한 번도 계산해본 적이 없다는 것.
기초대사량이 뭔데, 왜 이렇게 중요하다는 걸까
기초대사량(BMR, Basal Metabolic Rate)은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어도 몸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쓰는 최소 에너지다. 숨 쉬고, 심장 뛰고, 체온 유지하는 데 드는 칼로리.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기초대사량은 하루 전체 칼로리 소비의 65에서 70%를 차지한다. (코메디닷컴)
운동으로 태우는 칼로리? 전체의 20에서 30% 정도에 불과하다.
다이어트의 승패는 운동량이 아니라, 기초대사량을 얼마나 지키느냐에 달려 있었던 거다.
문제의 원인, 굶으면 몸이 절전모드로 들어간다
극단적으로 먹는 양을 줄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한비만학회 교육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체중이 감소하면 몸은 자동으로 방어기전을 가동한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그렐린)은 증가하고,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렙틴)은 줄어든다. 뇌의 보상회로까지 바뀌어서 음식에서 느끼는 쾌감이 더 커진다.
쉽게 말하면, 굶을수록 몸은 에너지를 아끼는 방향으로 리셋된다.
헬스조선에 실린 NEJM(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논문 분석 기사에서도 같은 맥락을 확인할 수 있다. 저칼로리 식단으로 체중을 감량한 773명을 추적했더니, 식단 구성에 따라 요요 여부가 완전히 갈렸다. 고단백 저혈당지수 식단만이 체중을 유지했다. (헬스조선, NEJM 논문 분석)
그리고 단식 중 운동을 안 하면, 지방보다 근육이 먼저 빠진다. 근육이 빠지면 기초대사량이 더 떨어진다. 그게 요요의 시작이다.
내 기초대사량, 직접 계산해보자
여기까지 읽었으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내 기초대사량은 대체 얼마야?”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공식 두 가지가 있다.
① 해리스-베네딕트(Harris-Benedict) 공식여성 655.1 + (9.563 × 체중kg) + (1.85 × 키cm) – (4.676 × 나이)
남성 66.47 + (13.75 × 체중kg) + (5.003 × 키cm) – (6.755 × 나이)
(브런치, 기초대사량 계산하기)
② 미플린-세인트 지어(Mifflin-St Jeor) 공식, 더 최신이고 더 정확하다고 평가받는 공식이다.여성 (10 × 체중kg) + (6.25 × 키cm) – (5 × 나이) – 161
남성 (10 × 체중kg) + (6.25 × 키cm) – (5 × 나이) + 5
(티스토리, 기초대사량 계산)
예시를 들어보면, 30세 여성, 키 163cm, 체중 58kg이라면미플린-세인트 지어 공식 → (10×58) + (6.25×163) – (5×30) – 161 = 580 + 1018.75 – 150 – 161 = 약 1,288kcal
이 숫자가 뭘 의미하느냐. 하루에 최소 1,288kcal는 먹어야 몸이 정상 작동한다는 뜻이다. 이 이하로 떨어뜨리면? 몸이 절전모드에 들어간다.
인바디(체성분 검사)에서 기초대사량, 이렇게 봐야 한다
헬스장이나 병원에서 인바디를 찍어본 적 있을 거다.
결과지에 기초대사량 항목이 있는데, 대부분 그냥 지나친다. 여기서 핵심은 이거다.
공식으로 계산한 기초대사량 vs 인바디 측정 기초대사량, 차이가 크면 문제 신호다.
인바디는 체내 근육량을 기반으로 기초대사량을 추정한다. (이로움돌봄, 인바디 결과지 해석) 즉, 같은 키 같은 몸무게여도 근육이 적으면 인바디 기초대사량이 낮게 나온다.
인바디 결과지에서 체크할 포인트 세 가지. 골격근량이 표준 이하인지, 체지방률이 표준 이상인지, 그리고 기초대사량 수치가 공식 계산값보다 현저히 낮은지. 이 세 가지가 겹치면, 소위 마른 비만 또는 대사량이 바닥난 몸이라는 신호다.
기초대사량 올리는 루틴, 왜 이 순서여야 하는지
여러 전문가 자료와 연구를 취합해 보니,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이 있었다.
1단계 주 3회 이상 근력운동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서도, 하이닥에서도 같은 말을 한다.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근력운동이다. 근육 1kg이 하루에 소비하는 칼로리는 약 13kcal. 숫자로는 작아 보이지만 진짜 효과는 다른 데 있다. 근력운동은 운동 후에도 48시간 동안 대사율을 높인다. 이걸 EPOC(초과산소소비량) 효과라고 한다. (매일경제)
2단계 단백질 섭취를 늘린다
NEJM 논문 분석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고단백 식단이 요요를 막았다. 체중 1kg당 1.6에서 2.2g의 단백질이 근육 단백질 합성을 극대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BBC News 코리아)
3단계 물 하루 1.5L 이상
물을 마시면 신진대사율이 약 3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따뜻한 물은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더 쓰게 만든다. (하이닥)
4단계 7시간 이상 숙면
수면이 부족하면 근육 대신 지방이 남는다. W Korea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동일한 칼로리 제한 상태에서 5.5시간 수면 그룹은 8.5시간 그룹에 비해 지방 감소량이 현저히 적었다. (W Korea)
5단계 아침을 거르지 않는다
밤새 공복 후 아침을 먹어야 대사 스위치가 켜진다. 아침을 거르면 몸은 더 오래 절전모드를 유지한다.
이 다섯 가지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근력운동 → 단백질 → 수분 → 수면 → 아침식사 순환이 맞물려야 기초대사량이 올라간다.
해리슨 내과학에서도 주당 300분(하루 약 43분) 이상 중간 강도 운동이 감량 후 체중 유지에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헬스조선, 해리슨 내과학 인용)
Q&A
Q1. 기초대사량 이하로 먹으면 정말 살이 안 빠지나요?
처음에는 빠진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대한비만학회 자료에 따르면 몸은 에너지 부족을 감지하면 기초대사량 자체를 낮추고, 식욕 호르몬(그렐린)을 올려서 더 먹게 만든다. 단기간 빠진 체중이 요요로 돌아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Q2. 해리스-베네딕트 공식과 미플린-세인트 지어 공식, 어떤 걸 써야 하나요?
미플린-세인트 지어 공식이 1990년 이후 개발된 더 최신 공식이고, 현재 영양학계에서 더 정확하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두 공식 모두 키, 체중, 나이만으로 추정하는 방식이라 근육량 차이는 반영하지 못한다.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면 인바디 체성분 검사를 병행하는 게 낫다.
Q3. 인바디에서 기초대사량이 낮게 나왔는데, 이게 심각한 건가요?
인바디 기초대사량은 체내 근육량을 기반으로 추정한다. 공식 계산값보다 현저히 낮고, 동시에 골격근량이 표준 이하이고 체지방률이 표준 이상이면 마른 비만 또는 대사량이 바닥난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이 세 가지가 겹치면 식단과 운동 방향을 재점검할 신호다.
Q4. 근육 1kg이 하루 13kcal밖에 안 태우는데, 근력운동이 정말 의미 있나요?
13kcal는 근육이 가만히 있을 때 쓰는 에너지다. 진짜 효과는 EPOC(초과산소소비량)에 있다. 근력운동 후 최대 48시간 동안 대사율이 높아진 상태가 유지된다. 거기에 근육량이 늘면 일상 활동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숫자 이상의 효과가 누적된다.
Q5. 다이어트 중인데 기초대사량은 최소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자기 기초대사량 이하로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 게 원칙이다. 미플린-세인트 지어 공식으로 계산한 수치가 기준선이 된다. 예를 들어 30세 여성, 163cm, 58kg이면 약 1,288kcal다. 이 이하로 장기간 유지하면 몸이 절전모드에 진입해서 오히려 지방을 더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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